콩글리시

Politics 2008년 06월 30일 01시

겨우겨우 종각에 도착했다.
거의 오합지졸이라는 말 외에는 적당한 말이 떠오르지 않을 정도로
진짜 여기저기 들러들러 왔다.
그사이 보고싶지 않았던 장면을 몇번을 바라보고만 있어야 했다. -_-

허기진 배를 채우려 가져간 김밥 한줄 먹고 있는데...
곱상하게 생긴 아가씨가 앞에서 서성인다.

그러더니 뭐라 한다.
어라! 영어네...
조선 넘 아니었나 -_-a

뭐라고뭐라고 하는데 단어 몇개가 들린다.

이 사람들이 뭐라 하는거냐?

그래서 단어 몇개를 나열했다.

대통령 물러가라!
고 한다.

그래서 궁금증이 해결됐을거라 여겼건만...
그 아가씨 친구로 보이는 다른 아가씨가 또 뭐라고 한다.

음....
못 알아듯겠다.

멍~ 한 표정을 보여주니 앞서 한말을 다시 한다.

음...
겨우 단어 몇개가 들렸다.

왜 물러가라고 하느냐?

헉...
이걸 어떻게 얘기해줘야하나... -_-;;

너 조선말 할줄 아냐?

못 한댄다.

이런...
적어도 우리나라에 왔으면 조선말을 조금이라도 할줄 알아야 하는거 아니야!
애들이 예의를 몰라...
그래서 다시 단어 몇개를 나열했다.

미국과의 쇠고기 협상을 반대해서다
라고 말했다고 생각하는데...
아마도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거 같다.
이번엔 그 아가씨들 쪽에서 멍~한 표정을 짓는걸 보니...

그런데 현재 상황이 어떤지 모르는 것 같아 한마디 더 해줬다.

여긴 위험하다.
경찰과 시민들간에 충돌할 가능성이 10%, 20%, 50%까지 된다.
저 멀리 가 있는게 좋다.

그런데 느낌이지만...
왜 위험하다고 했는지 이들은 못 느끼는거 같다.
아니면 위험하다는게 어떤건지 그 자체를 몰라서일까...
(혹시 아예 전달이 안됐나...)


오늘은 시민들의 힘으로 대통령 직선제를 쟁취한 뜻깊은 날이다.
그 자랑스러운 날에
기념식은 안할망정 이게 무슨 뻘짓인지...
암만 생각해도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는 현재 위기에 직면한게 틀림없어 보인다.

돌아오는 전철 칸에서
아주머니 그리고 두 딸내미와 함께 온 아저씨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서로 조심하라는 안부를 끝으로 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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