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번을 가다보니 이젠 당연히 가는거다.
새벽 1시쯤에 개장 할거라고 공단직원이 얘기는 하는데, 역시나 등산객이 많이 모여야
된단다. 예년 이시간 같으면 매표소 앞 공터가 왁자지껄하는 사람들로 발디딜 틈이 없는데
요 며칠 추위에 많이들 포기했나보다.
그렇게 혼자서 추위를 피하느라 화장실을 들락날락 거리며 있다보니 이런 생각이 들더라...
난 왜 새해 벽두를 화장실에서 맞이해야 하는걸까... -_-;;
나와 같이 홀로 설악산을 찾은 젊은 총각과 길동무하며 천천히 천천히를 왜치며 01:20 을
넘겨 오색을 출발한다.
일출 예상 시간은 약 07:40.
일출 시간을 맞추기 위해서는 보통 4시간 잡으면 넉넉한 코스를 6시간 동안 올라야한다.
즉 지루하리 만큼 느리게 올라야된다는 얘기.
그런데 누차 몇번을 강조했는데, 길동무한 총각이 초반에 스피드를 냈버렸다... -_-;;
그 결과 대청봉 정상에 06:20 경에 도착.
여비님이 영하 21도 까지 내려간다고 전날 문자를 보내왔기에 '설마' 했는데...
대따 춥네... -_-;;
이날은 밤하늘에 달도 밝고, 별도 많고, 속초 야경 또한 진짜 멋있어서 일출 때까지 머물러
있어볼까도 했지만, 체 10분을 못 버티고 일단 중청산장으로 이동하기로 결정.
좀 춥겠거니 했지만 역시나 추웠고, 길동무한 총각이 내의를 전혀 갖추지 않고 올라왔다는
것을 그때서야 알았기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오르는 내내 그 총각이 이상하게 추워한다는건 느꼈어도, 등산복은 대충 갖췄기에
설마 내의를 안 입고 있을거라곤 상상도 안 했다. 그래도 雪嶽山인데...)
예년에 비해 적은 등산객이었지만, 역시나 산장 안은 인산인해.
아비규환(?) 같은 취사장에서 대충 사발면에 부을 물을 끓이려는데, 그 총각 몸만 녹히고
일출보러 다시 대청봉에 오르겠단다.
하산 코스가 서로 달랐기에 중청에서 이별 할 수 밖에 없지만, 내의도 없으면서 다시
대청봉에 올라 그 추위와 바람에 맞서겠다고하니 걱정 되는반면 젊음이 부럽기도 하다.
동쪽 바다를 보니 구름은 적었지만, 역시나 동해 바다 끄트머리에는 구름이 있었다.
즉 바다에서 솟구쳐 오르는 일출은 못 본다는 얘기.
그럴지라도 처음 설악산 대청에 올랐는데 어찌 아니 일출을 기대하지 않겠는가.
이에 대충 물을 끓여 따신 물을 총각에게 건네주고 짧은 시간이나마 수다를 떠는데,
총각이 뭐라한다.
디카가 얼어서 작동을 안해요... -_-;;
올라오는 내내 휴대폰 전원을 꺼놨음에도 배터리 부족 메시지가 계속 떴다.
아마 저 디카도 이 추위에 배터리가 돌아가신 분위기???
인생사 어찌 욕심대로 살겠는가. 이번엔 가슴에 박아가고 다음에 또 오세요...
그렇게 총각을 올려보내고, 사발면 먹고나니... 해 떠오를 시간이 거진 되어간다.
그렇다고 이제사 대청을 다시 오르기에는 시간이 부족해, 중청산장 앞마당에서 보일까
했드니만, 여름이라면 보일텐데 겨울이라 대청봉이 해 떠오르는 위치를 가려버렸네???
아랫녘은 대설주의보니 뭐니하는데, 설악산은 눈 다운 눈이 아직 내리지 않았는지
가져간 스패츠는 한번도 착용하지 않았고, 아이젠은 내리막인 소청에서 착용하여
무너미고개 중간 못 미처선 그나마도 벗어버렸다.
예년 같으면 소청이나 무너미고개는 눈썰매 타는 소리에 시끄러울 정도였는데...
겨울산은 1월1일 밖에 안 오르는데, 제대로 된 눈 한번 못 밟고 가다니... -_-;;
넘들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새해 일출이고 소원이고 뭐고간에...
제대로 된 눈 한번 못 밟고 내려온게 그렇게 서러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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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
죽진 않았나보네여..
거바바 춥지?
대청봉에 망부석으로 남아버릴까 하다가...
여비님이 보고싶어 내려왔죠 ^^
내년에 꼭 함께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