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돌아서지마

Personal 2008년 10월 19일 22시

※ 주의 : 이하 내용은 심신허약자 및 임산부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유발할 수 있음.

지난번 민둥산에서 내려올 때, 낙엽 속에서 뭔 소린가 들렸다.
처음엔 밤송이가 굴러가는 줄만 알았는데...

산에 다니면서 놀란 적이 몇번 있다.
아니 좀 많다. -_-;;
특히 외딴 곳에서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과 맞닥뜨렸을 때는 더더욱.
멧돼지와 마주쳤을 때도 많이 놀랐지만, 불쑥 나타난 사람 보고도 많이 놀라기도 했다.

그렇다.
원체 겁이 많다. T_T

그 중 가장 놀랐을 때는...
야간에 내변산을 올라 직소폭포에서 별빛 신나게 감상하고 다시 능선으로 오른다는게
길을 잘 못 들어섰는지 전혀 엉뚱한 산중호수?
그것도 컴컴한 어둠 속에 고목나무가 호수 한가운데 서 있는 걸 보고 어찌나 놀랐는지.
등골이 오싹해지고 머리카락이 쭈뼛쭈뼛 고추서는 상황이었다고나 할까...

그런데 이럴 때 일수록 침착해야 한다.
호흡을 가다듬으면서 말이다.
쓸 때 없는 상상력을 발휘하면 안 된다.
특히 전설의 고향은 금물이다.

침착해야해...
침착해야해...

그리고 야생동물과 마주쳤을 때는 그냥 서 있으면 된다.
물론 침착하게...
해코지만 하지 않는다면 이들은 먼저 공격하지 않는다.
멧돼지와 마주쳤을 땐 어찌나 놀랐는지 아무 생각 조차 들지 않았다.
그넘들이 먼저 뒤돌아 줄행랑을 쳤으니 그나마 다행이었다.
어쨌든 맹수가 아니고서는 눈싸움만 열심히 하면 대충 이기는거 같다.
내 경험으론 말이다.

오늘도 근처 산을 오르는데 낙엽 속에서 무슨 소린가 들렸다.
민둥산에서도 비슷한 소리에 주위를 두리번 거리니 뭔가가 있었는데...
혹시 이번에도?

그 소리에 주인공은 이녀석이었다.

1

다행히 똬리를 틀고 있는거 같진 않아 휴대전화를 꺼내 찰칵.
김치~~~

만약 똬리를 틀고 머리를 치켜세우고 있다면 공격자세이므로
놀래키지 않게 조금씩 뒷걸음질 치는게 상책이다.
이때도 눈싸움은 계속하면서...

이넘은 몇번 마주친 중에서 가장 굵은 편에 속하는데,
그때 민둥산에서 본 넘은 이넘 보다 좀더 가늘었다.
그리고 검정 줄무늬가 있었고 노랑인지 흰색인지도 있었던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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