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오는 전철칸에서 무심결에 손등을 내려다보는데 무슨 물감이 묻어 있다.
그게 뭔지 몰랐다.
뉴스를 보고서야 알았다.
종로에 나가봤다.
촛불집회 100회째를 기념하기 위해.
청계광장에는 올림픽 중계로 스피커 소리가 요란하다.
음...
여기가 아닌가 보다. -_-a
보나마나 시청은 원천 봉쇄 당했을테고...
그럼 종각이나 탑골인가?
그러나 종각도 이미 점령 당한 상태.
탑골 쪽으로 가는 중에 전경차 열대여섯대가 청계천 쪽으로 이동하는게 눈에 띄었다.
그리고 비옷을 입은 사람도 더러 보이고.
어...
하긴 하나보다.
그래서 대충 감으로 뒤쫓아가는데...
우쒸...
저 멀리 깃발들이 보이는데, 이미 전경들이 전선을 형성했다.
어떻게할까 고민하는 중 명동 상가 쪽에서 깍두기 보다 조금 긴 머리를 한
사복 입은 무리들이 나타났다.
저들이 전경들 숲에 서 있지 않았다면 깡패와 구분되지 않을 정도다.
그리고 또 다른 무리.
음...
이건 무슨 시츄에이션?
저 깍두기족과는 달리 옷차림이 통일되어 있고, 가슴팍에 무슨 보호대를 둘렀다.
물론 아무 표시 없다.
그런데 이들 무리는 보호대 외에 공통점이 또 있다.
무척 젊다 아니 어리다. 그리고 두건.
시민들 잡는게 낯짝 팔리는 건줄은 아나보지?
두건으로 얼굴을 가리게.
꼴에 남녀 혼성이에요...
어쨌든 합류는 해야겠는데... 어쩌남.
그러는 와중에도 전경들은 계속 보충되었고 물대포도 나타났다.
명동 상가로 뒤돌아가는건 괜찮을거 같아 그리 가는데...
오랫만에 명동에 입성하니 어디가 어딘지 모르겠다.
서울 촌놈 따로 없다. -_-;;
그렇게 뒷골목을 헤쳐헤쳐 가다보니 시위대가 보이기 시작했다.
아니 시위대가 명동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그땐 몰랐다.
시위대가 왜 명동으로 들어섰는지를...
그런데 마땅치 않다.
그 많은 인원이 좁은 공간에 모이면 안 되기 때문이다.
어차피 지도부가 없는 오합지졸이긴 하지만, 어떻게든 진을 갖추고 움직여야 되는데
이렇게 좁은 공간에서는 진을 갖출 수 없다.
이는 내 생각이 아니다. 손자가 그랬다.
無邀正正之旗 勿擊當當之陣
정정한 기를 요격하지 말라, 당당한 진을 습격하지 말라.
문제는 명동에 갖히는 경우다.
이는 명박이가 바라는 바일게다.
시민들의 요구를 가둘려는...
아무튼 명동에 들어온 시위대와 함께 움직이려는데...
역시나 진행이 더디다.
이에 명동 성당에서 끝나나 보다고 지레짐작하고 돌아섰다.
불찰이었다.
그런데 그 물감은 어떻게 묻은 것일까?
긴 싸움이다.
지금은 모이는 것을 가로막지만, 나중엔 생각까지도 막을 것이다.
그래서 독재가 악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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